영주 청년에게 > 언론에서 본 영주

본문 바로가기

언론에서 본 영주

언론에서 본 영주 HOME


영주 청년에게

페이지 정보

본문

조선일보, 1927610, 영주 청년에게

영주청년회는 창립한지 벌써 10여 성상(星霜)이나 되었다. 역사가 깊은 만치 사회에 많은 공헌이 있었을 줄 안다. 그러나 근자에 이르러 영주청년들의 비평이 너무 많으므로 일언을 고한다.

필자도 영주청년의 일분자로서 자군(自郡) 청년의 비평함은 도리어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우러나오는 마음을 억제치 못하여 붓을 들게 되었다. 청년회에 중요간부로 있는 김 모와 근자에 탈회(脫會)한 김 모 이외 몇몇 개인은 주야를 불고하고 주사청루(酒肆靑樓)로 돌아다니며 소위 100원 짜리 기생이라는 김덕향(金德香) 아씨에게 막대한 금전을 낭비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한다. 제군이여. 주사청루로 주야종사하는 것이 제군의 책임이며 청년회 중요간부의 책임인가?

청년회 경영인 강습소도 해산하였다 하니 제군은 우리 사회를 위하여 우리 민족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가? 제군도 양심상으로는 좀 부끄러울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어떠한 지위에 처하였으며 어떠한 경우에 처하였느냐. 우리 청년의 사명을 좀 생각하여 보아라. 근자 신문지상에 서북간도로 혹은 일본으로 유리방황하는 동포의 소식을 듣지도 못하며 보지도 못하는가. 주린 배를 움켜쥐고 피눈물을 뿌리면서 앙천통곡(仰天痛哭)하는 소리가 제군의 이막(耳膜)을 울릴 것이다. 제군이여. 눈을 씻고 우리 사회를 한번 살펴보아라. 제군은 청년회 중요역원이 아닌가. 그러면 회의 사무를 진행할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운명을 좌우로 할 책임을 갖지 않았는가. 양의 동서와 종의 황백을 물론하고 청년은 국가의 동량이요 사회의 기초가 되는 것이 아닌가. 여하한 국가 여하한 사회를 물론하고 흥망성쇠가 전혀 청년들의 두 어깨와 두 주먹에 달린 것이다. 모든 장래의 것은 청년의 것이다.

우리가 소생(蘇生)의 도()를 취하며 자립의 방책을 도모한다 하면 무엇보다도 근본적으로 부패한 사상을 타파하는 동시에 개성의 고귀함을 알아야 하겠다. 그리고 민권의 존중을 철저히 옹호하며 한 개성의 권리가 전 사회의 권리가 되며 전 사회의 흥망이 일 개성의 책임에 있는 것을 철저히 각성하여야 한다. 또는 권리가 있는 것도 필연한 사실이다. 나는 제군의 반성을 깊이 바란다. (풍기 일언생)